2009년 03월 08일
얼음 맨션 이야기 - 이도르스 : 에볼류션
누군가가 그런 말을 했었다. 이도르스의 건물 밑에는 거대한 마법진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상상도 못하는 일들이 잘 일어난다고. 약한 마법도 어려운 내가 시간차 마법까지 익힐 수 있었던 것도 아마 그런 이유일지도 모른다. 뭐, 그 얼음복도 사건 이후 슈타인호프님이 엄청난 항의를 받았다던가 페리님의 과자가 날아갔다던가 시오님의 무릎이 홀라당 까졌다거나 미케님의 3층 순례가 나 때문에 취소되었다던가 하는 일은 나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건 다 그 사람들이 전생에 죄를 많이 지은 탓이다.
누군가가 그런 말을 했다. 나때문에 수도관이 동파된게 아니냐고. 아니, 생각을 해봐라. 난 절대 아니다. 어떤 무식한 건축가가 복도쪽에 수도관을 설치하겠는가. 나는 진짜 억울하다. 모처의 정보에 따르면 어떤 마법사님께서 마법 대전을 준비하다가 실수로 날려먹었다는 설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데 왜 나를 믿어주지 않는건지. 이건 아무래도 슈타지호부님의 정보조작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역시 무서운 관리인.
그나저나 일을 마치고 돌아온 요즘, 내 컴퓨터를 켜면 누군가가 해킹을 한 흔적이 있다. 뭔가 파일 배치가 이상해졌다던가 비기의 파일들이 흩어져 있다던가 폴더 이름이 변해 있다던가 하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처음에는 누구 짓인지 알 수 없었지만 대충 의심이 가는 상대는 있긴 했다. 의심만 갔다. 그렇다고 증거가 있는것도 아니고 만에 하나 내가 생각하는 상대가 맞다고 해도 응징할 방법 자체가 없었다. 이런 젠장...
3층의 마나가 촤악하니 퍼져가는게 느낌이 하수상한 어느날, 나는 내일 반납해야 할 책인 [기초마법입문 - 1서클 마법 통강]의 마지막장을 읽고 있었다. 어느정도 익힌 책이고 그다지 더이상 볼것도 없다 싶었는데 제일 뒷페이지 바로 앞에 미세하게 접혀진 페이지가 있었다.
"뭐야 이건?"
호기심에 그걸 펴보니 어랍쇼? 그 안에서 줄줄줄 접혀진 종이가 쭈욱 펼쳐져 나왔다. 다 펼쳐놓고 보니 A4지 2장 정도? 희한하다 싶어서 내용을 살펴보니 역시나 마법책 답게 마법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당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응징할 수 있는 절호의 마법! 지금 바로 발동시키십시요!'라니, 이게 무슨 홈쇼핑 광고 문구도 아니고. 코웃음을 치고 접으려는 순간 어떤 구절이 내 눈에 확 들어왔다.
'현대 과학과 마법의 절묘한 조화! 부작용 제로! 증거를 남기지 않음!'
무엇보다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는게 가장 맘에 들었다. 저번 복도건이야 너무 대놓고 해서 걸린거고 한번쯤은 걸리지 않게 마법을 써야 또 제맛 아니겠는가. 게다가 이도르스 자체는 마나가 충만해서 나 같은 허뎝 초급 마법사도 달빛 충만한 날이면 3서클까지는 마법을 구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말이 필요없다.
"어디보자. 일단 자기가 그릴수 있는 최대한 마법진을 그려라인가…."
방바닥에 펼쳐져있는 물건들을 다 정리하고 마법진을 그리니 대충 지름 1미터 정도 되었다. 마법서에 적혀있기를 마법진 크기의 구체 30배 크기로 마법 효력이 난다고 하니 내 마법진 중심으로 직경 30미터의 구체가 범위란 얘기구만. 그렇다면 범위는 각층 15호부터 22호까지란 얘기고… 뭐 그렇게 큰 일은 벌어지진 않겠지.
마법진을 모두 그린 나는 주의 사항에 적혀 있는대로 모든 전자기기의 코드를 뽑았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주의사항이라니 들어줘야지. 거기에 불까지 끄고 나니 이건 뭐, 어둡긴 어둡다. 책에 써 있는대로 마법진 가운데 촛불을 켜놨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큰일날 뻔했다. 마법진 중심에 들어가서 촛불을 든채로 책에 써 있는대로 주문을 외웠다. 그리고 시동어 영창!
"웨이브!"
순간 엄청난 빛이 팍 하고 퍼져나가더니 다시 휙 하고 사라졌다. 그 외엔 딱히 특별히 일어난 일은 없다. 여기저기서 '끄아악!''안되!''뭐야 이거!'같은 소리가 들려왔지만 나하고는 상관없으니 패스. 아무래도 광고 문구와는 다르게 그저 라이트닝 마법이 아닌가 싶다. 별거 없구만. 실망한 나는 모든 전자기기의 코드를 꽂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날, 책을 반납하기 위해 도서관에 가니 언제나 그렇듯 Luthien님이 느긋하게 사서석에서 홍차를 마시고 있었다.
"반납하러 왔습니다."
"시간은 잘 지켜주셨네요. 참, 그런데 그거 아세요?"
"그거라뇨?"
"[기초마법입문 - 1서클 마법 통강]에 숨겨진 마법이 있다는거요."
"숨겨진 마법?"
귀가 번쩍 뜨였다. 내가 모르는게 있었나?
"네. 최근 인쇄본 얘긴데 뭐라더라? 현대 과학과 마법을 결합시킨 신식 마법이래요."
"신식 마법이요? 어떤건데요?"
"저도 자세한건 잘 모르겠는데 이름만 들었어요. EMP 마법이라고 하더군요."
"EMP? 설마 그 일렉트로 매그네틱 펄스의 그 EMP요?"
"네. 그거요."
"에이~ 그럴리가."
"그렇죠? 그런 마법이 있을리가 없죠. 그랬다가는 모든 전자기기가 다 바보되어버릴텐데 누가 그런 짓을 해요?"
나는 Luthien님과 잡담을 나눈 뒤 내 방으로 향했다. 돌아가는 도중 이도르스 주민들 몇몇이 '어젯밤에 갑자기 컴퓨터가 완전히 바보가 되었다'라든가 'TV가 먹통이 되었다'라든가 '휴대폰이 망가졌다'라든가 라는 소리가 들렸지만 역시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다. 단지 눈에 띄는건 315호 앞에 있던 핑크색 타치코마가 어떤 트럭에 실려가는것 정도?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어젯밤에 갑자기 멈춰버렸다고 한다. 이유는 불명이라고...
"뭐, 나와는 상관없겠지."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내방으로 향했다. EMP마법이라, 쩝, 그걸 쓸수만 있다면 314호의 빅 브라더에게 한방 먹일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그런걸 찾았을리가 없잖아. 어제 그 마법은 단지 라이트닝 마법이라고.
난 그렇게 생각했다. 당연하지. 내가 어떻게 사람들의 전자기기를 다 바보로 만들겠어?
이글루스 가든 - 100인의 이누이 - 이글루스 빌...
누군가가 그런 말을 했다. 나때문에 수도관이 동파된게 아니냐고. 아니, 생각을 해봐라. 난 절대 아니다. 어떤 무식한 건축가가 복도쪽에 수도관을 설치하겠는가. 나는 진짜 억울하다. 모처의 정보에 따르면 어떤 마법사님께서 마법 대전을 준비하다가 실수로 날려먹었다는 설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데 왜 나를 믿어주지 않는건지. 이건 아무래도 슈타지호부님의 정보조작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역시 무서운 관리인.
그나저나 일을 마치고 돌아온 요즘, 내 컴퓨터를 켜면 누군가가 해킹을 한 흔적이 있다. 뭔가 파일 배치가 이상해졌다던가 비기의 파일들이 흩어져 있다던가 폴더 이름이 변해 있다던가 하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처음에는 누구 짓인지 알 수 없었지만 대충 의심이 가는 상대는 있긴 했다. 의심만 갔다. 그렇다고 증거가 있는것도 아니고 만에 하나 내가 생각하는 상대가 맞다고 해도 응징할 방법 자체가 없었다. 이런 젠장...
3층의 마나가 촤악하니 퍼져가는게 느낌이 하수상한 어느날, 나는 내일 반납해야 할 책인 [기초마법입문 - 1서클 마법 통강]의 마지막장을 읽고 있었다. 어느정도 익힌 책이고 그다지 더이상 볼것도 없다 싶었는데 제일 뒷페이지 바로 앞에 미세하게 접혀진 페이지가 있었다.
"뭐야 이건?"
호기심에 그걸 펴보니 어랍쇼? 그 안에서 줄줄줄 접혀진 종이가 쭈욱 펼쳐져 나왔다. 다 펼쳐놓고 보니 A4지 2장 정도? 희한하다 싶어서 내용을 살펴보니 역시나 마법책 답게 마법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당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응징할 수 있는 절호의 마법! 지금 바로 발동시키십시요!'라니, 이게 무슨 홈쇼핑 광고 문구도 아니고. 코웃음을 치고 접으려는 순간 어떤 구절이 내 눈에 확 들어왔다.
'현대 과학과 마법의 절묘한 조화! 부작용 제로! 증거를 남기지 않음!'
무엇보다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는게 가장 맘에 들었다. 저번 복도건이야 너무 대놓고 해서 걸린거고 한번쯤은 걸리지 않게 마법을 써야 또 제맛 아니겠는가. 게다가 이도르스 자체는 마나가 충만해서 나 같은 허뎝 초급 마법사도 달빛 충만한 날이면 3서클까지는 마법을 구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말이 필요없다.
"어디보자. 일단 자기가 그릴수 있는 최대한 마법진을 그려라인가…."
방바닥에 펼쳐져있는 물건들을 다 정리하고 마법진을 그리니 대충 지름 1미터 정도 되었다. 마법서에 적혀있기를 마법진 크기의 구체 30배 크기로 마법 효력이 난다고 하니 내 마법진 중심으로 직경 30미터의 구체가 범위란 얘기구만. 그렇다면 범위는 각층 15호부터 22호까지란 얘기고… 뭐 그렇게 큰 일은 벌어지진 않겠지.
마법진을 모두 그린 나는 주의 사항에 적혀 있는대로 모든 전자기기의 코드를 뽑았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주의사항이라니 들어줘야지. 거기에 불까지 끄고 나니 이건 뭐, 어둡긴 어둡다. 책에 써 있는대로 마법진 가운데 촛불을 켜놨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큰일날 뻔했다. 마법진 중심에 들어가서 촛불을 든채로 책에 써 있는대로 주문을 외웠다. 그리고 시동어 영창!
"웨이브!"
순간 엄청난 빛이 팍 하고 퍼져나가더니 다시 휙 하고 사라졌다. 그 외엔 딱히 특별히 일어난 일은 없다. 여기저기서 '끄아악!''안되!''뭐야 이거!'같은 소리가 들려왔지만 나하고는 상관없으니 패스. 아무래도 광고 문구와는 다르게 그저 라이트닝 마법이 아닌가 싶다. 별거 없구만. 실망한 나는 모든 전자기기의 코드를 꽂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날, 책을 반납하기 위해 도서관에 가니 언제나 그렇듯 Luthien님이 느긋하게 사서석에서 홍차를 마시고 있었다.
"반납하러 왔습니다."
"시간은 잘 지켜주셨네요. 참, 그런데 그거 아세요?"
"그거라뇨?"
"[기초마법입문 - 1서클 마법 통강]에 숨겨진 마법이 있다는거요."
"숨겨진 마법?"
귀가 번쩍 뜨였다. 내가 모르는게 있었나?
"네. 최근 인쇄본 얘긴데 뭐라더라? 현대 과학과 마법을 결합시킨 신식 마법이래요."
"신식 마법이요? 어떤건데요?"
"저도 자세한건 잘 모르겠는데 이름만 들었어요. EMP 마법이라고 하더군요."
"EMP? 설마 그 일렉트로 매그네틱 펄스의 그 EMP요?"
"네. 그거요."
"에이~ 그럴리가."
"그렇죠? 그런 마법이 있을리가 없죠. 그랬다가는 모든 전자기기가 다 바보되어버릴텐데 누가 그런 짓을 해요?"
나는 Luthien님과 잡담을 나눈 뒤 내 방으로 향했다. 돌아가는 도중 이도르스 주민들 몇몇이 '어젯밤에 갑자기 컴퓨터가 완전히 바보가 되었다'라든가 'TV가 먹통이 되었다'라든가 '휴대폰이 망가졌다'라든가 라는 소리가 들렸지만 역시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다. 단지 눈에 띄는건 315호 앞에 있던 핑크색 타치코마가 어떤 트럭에 실려가는것 정도?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어젯밤에 갑자기 멈춰버렸다고 한다. 이유는 불명이라고...
"뭐, 나와는 상관없겠지."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내방으로 향했다. EMP마법이라, 쩝, 그걸 쓸수만 있다면 314호의 빅 브라더에게 한방 먹일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그런걸 찾았을리가 없잖아. 어제 그 마법은 단지 라이트닝 마법이라고.
난 그렇게 생각했다. 당연하지. 내가 어떻게 사람들의 전자기기를 다 바보로 만들겠어?
이글루스 가든 - 100인의 이누이 - 이글루스 빌...
# by | 2009/03/08 19:15 | 이글루 빌라 입주기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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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엄청난 마법을 시전하신겁니다..;;
이젠 EMP 차단도 해야 하는겁니까...ㄷㄷㄷ
저랑 웬수 지신검미카;ㅁ;!!!
왜이러시나열;ㅁ;!!!
....수리비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