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9월 26일
잠수함 투수(부제:클래식서브머린vs뉴에이지 서브머린)
투수의 투구폼은 상당히 여러가지가 있고 그 투수의 개성을 나타내줍니다. 팀 웨이크필드(보스턴)처럼 너클볼을 던지기 위해 밀어던지는 투구폼도 있고 노모 히데오처럼 거의 허리를 꼬아서 던지는 투구폼도 존재합니다. 일본에선 이중 키킹 모션도 있고 올드베이스볼 기록 필름을 보면 팔을 두세차례 휘둘렀다가 돌팔매질 하듯이 던지는 폼들도 존재하죠.
하지만 현대 야구에선 그러한 투구 폼을 크게 4가지로 나누고 있습니다. 위에서 내리 꽂는 오버 핸드스로, 약간 대각선에서 오는 스리쿼터, 옆으로 누운듯한 사이드암, 그리고 밑에서 던지는 듯한 언더핸드가 그것이죠. 이걸 더욱 크게 보자면 오버핸드 계열과 사이드암 계열로 나눌수 있습니다.
헌데 현재 대한민국과 일본의 프로야구에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사이드암, 언더핸드 투수들이 여전히 위력적인 투구를 하고 있습니다.(앞으로 이를 통칭 잠수함 투수라고 하겠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선 잠수함 투수중 선발은 단지 김병현 뿐이고 다른 투수들은 1이닝 또는 원포인트 릴리프로 있는데 반해 한국과 일본에선 선발투수, 계투 요원, 마무리까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혹자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잠수함 계열이 살아남기 힘든 이유를 신체적인 조건의 차이, 그리고 파워에서 찾고 있습니다. 도망가는 구질의 특성상 바깥쪽 공도 통타당하기 쉽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일견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투구마저 파워피칭으로 흐르는 현재의 추세를 생각해 본다면 어느정도 일리가 있지요.
어쨌든 간에. 한국으로 이야기를 좁혀봅시다.
대한민국의 잠수함 투수의 원조는 대체적으로 김성근 현 지바 롯데 마린스 순회 코치를 들고 있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는데 실업야구 시절 방어율 0.37을 기록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싱커를 처음 구사한 투수라는 얘기가 있구요.(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김성근 코치일수도 있고 김영덕씨일수도 있습니다. 이놈의 기억력 하고는..)
실업야구시절 잠수함 계열은 꽤 인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제 기억은 프로야구 출범과 거의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프로야구 위주로 얘기를 해보죠.
그렇다고 해도 프로야구 초창기 시절 기억에 남는 투수들은 다 오버핸드였죠. 김시진에 최동원에 제가 가장 처음 좋아했던 MBC 청룡의 오영일도 있고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방수원도 그랬죠.(뭔가 마이너틱하다)
1984년 프로야구 신인으로 두명의 잠수함투수가 선보입니다. 바로 오래된 두산 팬들이라면 기억이 생생한 미스터 OB 김진욱과 꾸준히 삼성의 마운드를 지켜주던 진동한이 그들이죠. 그리고 85년에는 대학야구를 초토화 시킨 동아대의 박동수가 롯데에 입단을 하고 86년에는 한국 잠수함 투수 역사에 빠질수 없는 이름인 한희민 선수가 등장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해 빙그레는 한희민의 뒤를 이어 견실한 잠수함 투수인 김대중 선수가 입단을 하죠.(이름 덕택에 광주에서 환호를 받던 선수였는데 이 선수가 은근히 해태에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88년 MBC 청룡은 두명의 잠수함 투수를 입단시키는데 그해 신인왕을 수상한(?) 이용철과 경북고 재학시절 고교 최고의 팀으로 만든 문병권이 그들이죠. 그리고 89년 롯데에는 느린볼의 1인자라는 소리를 듣던 김청수가 입단합니다.
하지만 1989년 신인지명은 잠수함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잠수함 투수가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바로 이강철이었습니다.
통산 152승 112패 53세이브에 방어율 3.29 2205와 2/3이닝을 투구했으며 1749개의 탈삼진을 뽑아낸, 투수로서 할수 있는 통산 기록 순위에 모두 이름을 올려 놓은 불세출의 잠수함 투수였죠.
그 이후에도 꾸준히 잠수함 투수들은 프로에 발을 들여 놓습니다. 조웅천이 90년에 들어왔고 93년에는 대학 최고의 잠수함 투수 성영재가 쌍방울의 유니폼을 입고 당시 가장 뛰어난 싱커를 구사하던 박충식이 삼성의 부름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95년 신인중에서 한국 잠수함 투수 역사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선수가 붉은색 유니폼을 입습니다. 아직 고졸이었던 어린 선수는 프로의 적응기를 거치더니 지금까지의 잠수함 투수에 대한 개념을 바꾸면서 화려한 성적을 거둡니다. 네. 임창용이 바로 그 선수입니다.
그 이후 역시 야구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선수인 김병현이 등장을 했고 정대현, 권오준, 신용운 같은 선수들이 등장해서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잠수함 투수들은 기본적으로 밑에서 던지는 생소한 투구폼으로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뺏고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변화구 또는 떠오르는 직구와 역회전 공으로 승부를 보곤 합니다. 그러므로 그 특성상 공의 스피드는 오버핸드에 비해서 많이 처지는 편인데 임창용과 김병현은 이 고정관념을 깨뜨립니다. 바로 잠수함 투수면서도 140Km가 넘는 공을 뿌려대기 시작한거지요.
전 개인적으로 바로 이러한 잠수함 투수들을 뉴에이지 서브머린으로 분류합니다. 전통적인 관념, 즉 위에서 설명한 투구 패턴과 싱커를 적절히 섞어서 기교파 피칭을 하는 잠수함을 클래식 서브머린으로 보고 140Km이상의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직구를 앞세워 생소한 투구폼에서 그 이상으로 빠른 직구로 승부하는 새로운 개념의 잠수함을 뉴에이지 서브머린으로 보는 거죠. 그리고 현재 야구계는 두 부류의 선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봅니다.
위에서 언급한 김진욱, 한희민, 김대중, 김청수, 이강철, 박충식, 조웅천은 클래식 서브머린의 선수들이고 임창용과 김병현, 그리고 권오준은 뉴에이지 서브머린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성영재 같은 경우 클래식 서브머린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었지만 그당시로는 드물게 직구의 최고 구속이 140Km까지 나왔고 직구 승부를 즐겨 했기 때문에 이 선수는 두 부류의 중간에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진화 과정의 중간이라고 할까요.(이러한 점 때문에 김응룡 삼성 사장이 93년 신인 지명시절 이종범과 성영재를 두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결국 종별 선수권 6관광의 위업을 달성한 이종범이 해태 유니폼을 입었죠)
클래식 서브머린을 대표하는 선수들은 역시 이강철과 한희민, 조웅천일 것입니다. 특히 이강철은 잠수함 뿐 아니라 한국 투수 역사에 길이 남을 선수중 하나죠. 유연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변화구와 뛰어난 컨트롤은 잠수함 투수로서 보여 줄 수 있는 모든걸 보여주었죠. 선발로서도 뛰어난 투수였고 은퇴 직전 2,3년간은 계투로서 견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한희민은 이강철의 좋은 라이벌이었고 두뇌피칭에 있어서는 이강철보다 한수 위로 평가받았죠. 조웅천은 박충식과 더불어 가장 싱커를 잘 구사하는 잠수함 투수였고 지금까지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습니다.
이들은 클래식 서브머린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컨트롤 좋고 두뇌싸움 능하고 투구폼에서 타이밍을 뺏곤 했죠. 흔히들 타자들이 '좌투수의 직구는 5Km, 잠수함 투수의 직구는 10Km정도 빨라보인다'라고 하는데 이는 생소한 투구폼에도 기인하지만 그만큼 잠수함 투수들의 구질의 속도 가감 변화가 뛰어나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그것을 잘 활용했구요.
하지만 신체적인 조건도 좋아지고 타자들의 파워가 늘어감에 따라서 잠수함 투수들이 보여주었던 압도적인 모습은 점차 사라집니다.(저는 개인적으로 그 터닝 포인트를 90년대 중반,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95,6년 정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강철도 통타 당하는 일이 늘어가고 한희민은 결국 은퇴하고 대만으로 가게 되지요. 어느새 '타순 한바퀴 돌면 난타당한다'라는 말이 정석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역으로 태평양 돌핀스 같은 경우 잠수함 투수만 만났다 하면 농락당하곤 했는데 이게 현대 시절까지 이어집니다. 2000년대 초반에 간신히 극복하긴 했습니다만.
이러한 클래식 서브머린의 퇴조를 뒤로 하고 나온게 뉴에이지 서브머린입니다. 전성기 직구만 따지자면 대한민국 역사상 세손가락 안에 든다는 임창용(그의 150Km 직구의 공끝은 흡사 뱀이 살아 움직이는듯 했죠)과 고등학교 2학년때 고교 무대를 완벽하게 평정해버린 김병현이 그들이죠. 이들에 대해선 많은 설명은 필요치 않습니다. 그것은 지금 야구를 보고 있는 여러분도 잘 아실것이라 생각하니까요.
뉴에이지 서브머린의 특징은 역시 오버핸드에 뒤지지 않는 빠른 직구입니다. 게다가 그들보다 훨씬 공끝의 움직임이 좋은 편이지요. 거기에 슬라이더 또는 커브라는 레퍼토리를 추가하고 기존의 잠수함 투수들보다 좀더 공격적인 투구를 지향합니다. 그래서 뉴에이지 서브머린쪽에는 이닝당 탈삼진수가 1을 넘어가는 닥터K들이 많은 편이지요. 임창용과 김병현은 150Km를 넘나드는 직구를 구사했고 권오준과 신용운, 신승현등도 140Km대 중반을 넘나드는 직구를 던집니다. 그리고 그들의 직구는 매우 공략하기 힘든 무기중 하나지요.
시간이 갈수록 클래식 서브머린 유형의 투수는 줄어드는게 아닌가 했지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아니, 바꿔 말하면 클래식 서브머린의 특징을 지니면서 뉴에이지 서브머린에 가까운, 그러니까 직구의 구속이 꽤 좋아진 투수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97년의 전승남이 그랬고 99년의 유동훈이 그러한 선수들이었죠. 거기에 마정길, 박장희 같은 선수들도 그 대열에 동참을 합니다.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죠.
현재 야구의 추세는 오버핸드든 서브머린이든 어느정도의 스피드를 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교 야구 투수들도 구속은 계속 올라가고 있고 이는 잠수함 투수에게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호투한 밥 툭스베리(미네소타 였던가? 가물가물)처럼 아예 제구력만으로 승부보는건 아니란 얘기죠. 현재 LG에서 0점대 방어율 행진을 펼치고 있는 우규민의 경우 입단 당시만 해도 직구 구속이 130Km를 왔다갔다했지만 프로에서 140Km 가까이 구속을 끌어올리고 뛰어난 계투요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롯데의 이왕기도 고교시절보다 올라간 구속으로 계투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구요.
현재 8개 구단에는 약 24,5명 정도의 잠수함 투수들이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뉴에이지 서브머린의 특징들을 지니고 있지만 SK의 정대현 처럼 정말 클래식한 서브머린의 적자 같은 선수도 있고 박준수, 우규민, 박석진 처럼 양쪽의 특징을 절반씩 가진 선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클래식 서브머린 계열의 선수는 줄어가고 고전적인 잠수함 투수는 보기 힘들어질지 모릅니다. 잠수함 투수도 기본의 오버핸드처럼 160Km를 뿌리는 선수가 나타날지 모르지요. 하지만 그들이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건 위력적인 잠수함 투수임에는 틀림없고 야구사에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일 것입니다.
P.S 올려놓고 보니 중요한 요소인 잠수함 투수의 부상에 관해 안썼군요. 중간에 넣기도 애매하고..박정현, 이강철등의 몰락도 관련이 있는데. 결론은 미완성 글;;
하지만 현대 야구에선 그러한 투구 폼을 크게 4가지로 나누고 있습니다. 위에서 내리 꽂는 오버 핸드스로, 약간 대각선에서 오는 스리쿼터, 옆으로 누운듯한 사이드암, 그리고 밑에서 던지는 듯한 언더핸드가 그것이죠. 이걸 더욱 크게 보자면 오버핸드 계열과 사이드암 계열로 나눌수 있습니다.
헌데 현재 대한민국과 일본의 프로야구에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사이드암, 언더핸드 투수들이 여전히 위력적인 투구를 하고 있습니다.(앞으로 이를 통칭 잠수함 투수라고 하겠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선 잠수함 투수중 선발은 단지 김병현 뿐이고 다른 투수들은 1이닝 또는 원포인트 릴리프로 있는데 반해 한국과 일본에선 선발투수, 계투 요원, 마무리까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혹자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잠수함 계열이 살아남기 힘든 이유를 신체적인 조건의 차이, 그리고 파워에서 찾고 있습니다. 도망가는 구질의 특성상 바깥쪽 공도 통타당하기 쉽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일견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투구마저 파워피칭으로 흐르는 현재의 추세를 생각해 본다면 어느정도 일리가 있지요.
어쨌든 간에. 한국으로 이야기를 좁혀봅시다.
대한민국의 잠수함 투수의 원조는 대체적으로 김성근 현 지바 롯데 마린스 순회 코치를 들고 있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는데 실업야구 시절 방어율 0.37을 기록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싱커를 처음 구사한 투수라는 얘기가 있구요.(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김성근 코치일수도 있고 김영덕씨일수도 있습니다. 이놈의 기억력 하고는..)
실업야구시절 잠수함 계열은 꽤 인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제 기억은 프로야구 출범과 거의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프로야구 위주로 얘기를 해보죠.
그렇다고 해도 프로야구 초창기 시절 기억에 남는 투수들은 다 오버핸드였죠. 김시진에 최동원에 제가 가장 처음 좋아했던 MBC 청룡의 오영일도 있고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방수원도 그랬죠.(뭔가 마이너틱하다)
1984년 프로야구 신인으로 두명의 잠수함투수가 선보입니다. 바로 오래된 두산 팬들이라면 기억이 생생한 미스터 OB 김진욱과 꾸준히 삼성의 마운드를 지켜주던 진동한이 그들이죠. 그리고 85년에는 대학야구를 초토화 시킨 동아대의 박동수가 롯데에 입단을 하고 86년에는 한국 잠수함 투수 역사에 빠질수 없는 이름인 한희민 선수가 등장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해 빙그레는 한희민의 뒤를 이어 견실한 잠수함 투수인 김대중 선수가 입단을 하죠.(이름 덕택에 광주에서 환호를 받던 선수였는데 이 선수가 은근히 해태에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88년 MBC 청룡은 두명의 잠수함 투수를 입단시키는데 그해 신인왕을 수상한(?) 이용철과 경북고 재학시절 고교 최고의 팀으로 만든 문병권이 그들이죠. 그리고 89년 롯데에는 느린볼의 1인자라는 소리를 듣던 김청수가 입단합니다.
하지만 1989년 신인지명은 잠수함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잠수함 투수가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바로 이강철이었습니다.
통산 152승 112패 53세이브에 방어율 3.29 2205와 2/3이닝을 투구했으며 1749개의 탈삼진을 뽑아낸, 투수로서 할수 있는 통산 기록 순위에 모두 이름을 올려 놓은 불세출의 잠수함 투수였죠.
그 이후에도 꾸준히 잠수함 투수들은 프로에 발을 들여 놓습니다. 조웅천이 90년에 들어왔고 93년에는 대학 최고의 잠수함 투수 성영재가 쌍방울의 유니폼을 입고 당시 가장 뛰어난 싱커를 구사하던 박충식이 삼성의 부름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95년 신인중에서 한국 잠수함 투수 역사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선수가 붉은색 유니폼을 입습니다. 아직 고졸이었던 어린 선수는 프로의 적응기를 거치더니 지금까지의 잠수함 투수에 대한 개념을 바꾸면서 화려한 성적을 거둡니다. 네. 임창용이 바로 그 선수입니다.
그 이후 역시 야구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선수인 김병현이 등장을 했고 정대현, 권오준, 신용운 같은 선수들이 등장해서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잠수함 투수들은 기본적으로 밑에서 던지는 생소한 투구폼으로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뺏고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변화구 또는 떠오르는 직구와 역회전 공으로 승부를 보곤 합니다. 그러므로 그 특성상 공의 스피드는 오버핸드에 비해서 많이 처지는 편인데 임창용과 김병현은 이 고정관념을 깨뜨립니다. 바로 잠수함 투수면서도 140Km가 넘는 공을 뿌려대기 시작한거지요.
전 개인적으로 바로 이러한 잠수함 투수들을 뉴에이지 서브머린으로 분류합니다. 전통적인 관념, 즉 위에서 설명한 투구 패턴과 싱커를 적절히 섞어서 기교파 피칭을 하는 잠수함을 클래식 서브머린으로 보고 140Km이상의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직구를 앞세워 생소한 투구폼에서 그 이상으로 빠른 직구로 승부하는 새로운 개념의 잠수함을 뉴에이지 서브머린으로 보는 거죠. 그리고 현재 야구계는 두 부류의 선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봅니다.
위에서 언급한 김진욱, 한희민, 김대중, 김청수, 이강철, 박충식, 조웅천은 클래식 서브머린의 선수들이고 임창용과 김병현, 그리고 권오준은 뉴에이지 서브머린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성영재 같은 경우 클래식 서브머린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었지만 그당시로는 드물게 직구의 최고 구속이 140Km까지 나왔고 직구 승부를 즐겨 했기 때문에 이 선수는 두 부류의 중간에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진화 과정의 중간이라고 할까요.(이러한 점 때문에 김응룡 삼성 사장이 93년 신인 지명시절 이종범과 성영재를 두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결국 종별 선수권 6관광의 위업을 달성한 이종범이 해태 유니폼을 입었죠)
클래식 서브머린을 대표하는 선수들은 역시 이강철과 한희민, 조웅천일 것입니다. 특히 이강철은 잠수함 뿐 아니라 한국 투수 역사에 길이 남을 선수중 하나죠. 유연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변화구와 뛰어난 컨트롤은 잠수함 투수로서 보여 줄 수 있는 모든걸 보여주었죠. 선발로서도 뛰어난 투수였고 은퇴 직전 2,3년간은 계투로서 견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한희민은 이강철의 좋은 라이벌이었고 두뇌피칭에 있어서는 이강철보다 한수 위로 평가받았죠. 조웅천은 박충식과 더불어 가장 싱커를 잘 구사하는 잠수함 투수였고 지금까지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습니다.
이들은 클래식 서브머린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컨트롤 좋고 두뇌싸움 능하고 투구폼에서 타이밍을 뺏곤 했죠. 흔히들 타자들이 '좌투수의 직구는 5Km, 잠수함 투수의 직구는 10Km정도 빨라보인다'라고 하는데 이는 생소한 투구폼에도 기인하지만 그만큼 잠수함 투수들의 구질의 속도 가감 변화가 뛰어나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그것을 잘 활용했구요.
하지만 신체적인 조건도 좋아지고 타자들의 파워가 늘어감에 따라서 잠수함 투수들이 보여주었던 압도적인 모습은 점차 사라집니다.(저는 개인적으로 그 터닝 포인트를 90년대 중반,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95,6년 정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강철도 통타 당하는 일이 늘어가고 한희민은 결국 은퇴하고 대만으로 가게 되지요. 어느새 '타순 한바퀴 돌면 난타당한다'라는 말이 정석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역으로 태평양 돌핀스 같은 경우 잠수함 투수만 만났다 하면 농락당하곤 했는데 이게 현대 시절까지 이어집니다. 2000년대 초반에 간신히 극복하긴 했습니다만.
이러한 클래식 서브머린의 퇴조를 뒤로 하고 나온게 뉴에이지 서브머린입니다. 전성기 직구만 따지자면 대한민국 역사상 세손가락 안에 든다는 임창용(그의 150Km 직구의 공끝은 흡사 뱀이 살아 움직이는듯 했죠)과 고등학교 2학년때 고교 무대를 완벽하게 평정해버린 김병현이 그들이죠. 이들에 대해선 많은 설명은 필요치 않습니다. 그것은 지금 야구를 보고 있는 여러분도 잘 아실것이라 생각하니까요.
뉴에이지 서브머린의 특징은 역시 오버핸드에 뒤지지 않는 빠른 직구입니다. 게다가 그들보다 훨씬 공끝의 움직임이 좋은 편이지요. 거기에 슬라이더 또는 커브라는 레퍼토리를 추가하고 기존의 잠수함 투수들보다 좀더 공격적인 투구를 지향합니다. 그래서 뉴에이지 서브머린쪽에는 이닝당 탈삼진수가 1을 넘어가는 닥터K들이 많은 편이지요. 임창용과 김병현은 150Km를 넘나드는 직구를 구사했고 권오준과 신용운, 신승현등도 140Km대 중반을 넘나드는 직구를 던집니다. 그리고 그들의 직구는 매우 공략하기 힘든 무기중 하나지요.
시간이 갈수록 클래식 서브머린 유형의 투수는 줄어드는게 아닌가 했지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아니, 바꿔 말하면 클래식 서브머린의 특징을 지니면서 뉴에이지 서브머린에 가까운, 그러니까 직구의 구속이 꽤 좋아진 투수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97년의 전승남이 그랬고 99년의 유동훈이 그러한 선수들이었죠. 거기에 마정길, 박장희 같은 선수들도 그 대열에 동참을 합니다.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죠.
현재 야구의 추세는 오버핸드든 서브머린이든 어느정도의 스피드를 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교 야구 투수들도 구속은 계속 올라가고 있고 이는 잠수함 투수에게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호투한 밥 툭스베리(미네소타 였던가? 가물가물)처럼 아예 제구력만으로 승부보는건 아니란 얘기죠. 현재 LG에서 0점대 방어율 행진을 펼치고 있는 우규민의 경우 입단 당시만 해도 직구 구속이 130Km를 왔다갔다했지만 프로에서 140Km 가까이 구속을 끌어올리고 뛰어난 계투요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롯데의 이왕기도 고교시절보다 올라간 구속으로 계투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구요.
현재 8개 구단에는 약 24,5명 정도의 잠수함 투수들이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뉴에이지 서브머린의 특징들을 지니고 있지만 SK의 정대현 처럼 정말 클래식한 서브머린의 적자 같은 선수도 있고 박준수, 우규민, 박석진 처럼 양쪽의 특징을 절반씩 가진 선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클래식 서브머린 계열의 선수는 줄어가고 고전적인 잠수함 투수는 보기 힘들어질지 모릅니다. 잠수함 투수도 기본의 오버핸드처럼 160Km를 뿌리는 선수가 나타날지 모르지요. 하지만 그들이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건 위력적인 잠수함 투수임에는 틀림없고 야구사에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일 것입니다.
P.S 올려놓고 보니 중요한 요소인 잠수함 투수의 부상에 관해 안썼군요. 중간에 넣기도 애매하고..박정현, 이강철등의 몰락도 관련이 있는데. 결론은 미완성 글;;
# by | 2008/09/26 16:39 | I Love Sports | 트랙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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